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우리의 자리도 단단하게 굳어진다. 한적한 도로를 서행하는 검은 중형차, 그 뒷좌석에 사자와 고양이는 나란히 앉아있다. 그들은 어느 하나에서 한 시도 눈을 떼지 못 한다. 저희를 닮은 불그스름한 얼굴이다. 둥근 콧방울. 촘촘한 속눈썹. 야쿠가 잠든 아기의 가슴께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리에프의 팔에 안긴 채 새근새근 잘도 잔다....
어제 [리에야쿠] 순정의 가치 21 편을 업로드하다가 결제선 아래에 실선이 들어가서 본문에 결제창이 생겼습니다. 저의 이런 바보 같은 실수로 인해서 결제를 하면 추가적인 내용을 더 볼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오늘 낮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글은 바로 수정하였으나, 감사하고 죄송스럽게도 결제해주신 분들이 계십니다ㅠㅠ 따로 연락을 드릴 수 있는 ...
에어컨의 냉랭한 기운이 차 안을 맴돈다. 춥냐고 묻는 리에프를 빤히 쳐다보던 야쿠가 사분히 웃는다. 지금은 여름이라고 말하면서 장난스럽게 팔뚝을 쳤다. 기분이 좋아 보여 다행이야. 운전대를 잡고 옆을 힐끔거리더니 안심한 듯 리에프의 어깨가 내려갔다. 간밤에 레이가 무호흡 증세를 보였다는 연락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잠시였고, 지금은 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어린 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 그 해 여름은 지독히도 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연이은 폭염주의보 속에 동네에 있던 작은 연못물이 말랐다. 거기에 사는 물고기들이 죄다 바닥을 기어 다닌다는 친구의 말에 모험심 충만한 새끼 고양이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보육원 선생님 몰래 뒤뜰로 나온 소년, 야쿠 모리스케는 들꽃이 피어있는 풀 길을 헤쳤다. 동그란 갈색 ...
go bananas : 머리가 홱 돌다, 터무니없는 짓을 하다 꾸벅꾸벅. 빳빳한 재질의 남색 티셔츠에는 작은 주머니가 달려있다. 찢어진 청바지에 흰 스니커즈. 길이를 주체하지 못해 책상 앞으로 뻗어 나온 다리의 소유자는 학생들 사이에 우뚝 솟은 것도 잊은 채 졸고 있었다. 이질적인 회백색 머리카락이 에어컨 바람에 흩날린다. “리에프, 일어나.” 반쯤 뜨인 ...
언제나 현관에 나와 있던 야쿠가 없는 집을 한 눈에 담으면서 서둘러 구두를 벗어 던졌다. 어디 있어요? 묻는 말에 여기! 하는 대답이 멀다. 좌우로 늘린 목에서 뚝뚝 소리가 난다. 어느덧 출퇴근에 익숙해졌지만 아직은 답답하기만 한 양복을 차례차례 벗어 개어놓고 헐렁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제 살겠네. 온 몸을 감싸고 있던 긴장감이 사라지자 비로소 마음이 자...
레이, 너 정말 뚱뚱하구나. 안간힘을 쓰며 방문에 귀를 대고 있던 야쿠가 제 배를 밀듯이 문지른다. 결국 자세를 바꿔서 문에 등을 기대었다. 차단된 방에서 간간이 리에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중하게 되묻거나 알겠다고 답하고 있다. 괜스레 저가 다 긴장이 되어 침을 꿀꺽 삼키고 심호흡을 했다. 이심전심이랴. 뱃속 아기가 꼬물꼬물 움직인다. 쉿! 리에프가 기...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뜬 밤이다. 초저녁부터 집이 분주했다. 요즘 들어 이 집은 손님맞이가 잦다. 틈만 나면 오시는 야쿠의 어머니와 주치의 요코는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아리사도 자주 드나드는 편이다. 오늘은 집들이라는 명목 하에 쿠로오와 켄마가 오기로 한 날이다. 무거워진 몸 때문에 외출을 꺼리게 된 야쿠가 신경 쓰이기도 하고 쿠로오한테 여러 가지로 신세를...
잠이 덜 깬 멍한 눈. 집 주인의 볼이 바닥에 눌린 탓에 익살스러워졌다. 흥얼흥얼. 커다란 창을 내다보면서 마음대로 지어낸 노래를 뱉다가 제 머리카락 빛깔과 같은 볕이 코에 닿아지니 배시시 웃는다. 그걸 잡으려는 양 허공에 손을 휘두르는 게 영락없는 고양이다. “배고파?” 꼼질꼼질 움직이는 태동이 반복되니 야쿠가 고개를 숙여 물었다. 누굴 닮았는지 입이 쉬...
안녕하세요~ 강나입니다. 아직 제대로 인사 드린 적도 없고 새로이 전하고 싶은 것도 있어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미흡한 글을 즐겁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구독, 마음과 감상 모두 기쁘게 받아보고 있답니다♥ 전할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앞으로의 연재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리고자 함입니다. 이야기를 끝맺지 않은 상태에서 연재부터 시작하다보니...
임신이란 정말 기쁜 일이지만 한편으론, “짜증나.” 그렇다. 지금 야쿠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앞에선 리에프가 답답한 가슴을 친다. “화났어요? 갑자기? 왜 그러는지 말을 해야 알죠!” “지금은 말하기 싫어, 리에프!” “무슨 일 있었어요?” “하이바 리에프, 나가.” “네, 네.” 터벅터벅 불만이 가득한 발소리 끝에 문이 닫히는 소리가 이어진다. 이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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